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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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떡 먹는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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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뒤에 높은 산이 있는디, 봉우리가 세 개 있어라. 꼭대기가에 큰 바우가 입을 떡 벌리고 있는디, 그것이 입바우여라우.
 그라고 바우가 입을 떡 벌리고 있응께, 앙 하고 입을 떡 벌리고 있응께, 우리 마을에는 아픈 사람이 하나도 없어라우. 그때는 홍역 같은 것이 와갖고 겁나게 죽었는디, 바우 입이 무성께 병이 무서워서 우리 마을에는 못 들어왔어라. 그라고 다른 데는 전염병도 많이 왔는디, 우리 마을은 하나도 안 죽었어라.
 우리 마을에는 동네 아그들이 해마다 올라가서 떡을 준께 입바우가 은혜 갚은 것이여라. 그랑께 아픈 사람도 없고, 병신도 없고 그란다는 속담이 옛날부터 있었어라.
 그랑께 그 아래 빈난 골 골짜기 아래서 아그가 즈그 할머니하고 둘이 살고 있었는디,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한께, 끄니 때 밥도 제대로 못 얻어먹고 떡은 생각도 못 하제. 그래도 그 아그가 겁나게 착했다고 했어라.
 언젠가 모르것는디, 추석날 다른 아그들은 고까옷 입고 송편 먹음시로 좋아서 뛰어 댕긴디, 그 아그는 얼마나 먹고 싶었겄소. 지금 같으면 겁나 짠하제.
 그란디 그 아그가 하도 착한께, 동네 할머니가 송편 하나를 먹으라고 줬는디, 먹고는 싶은디 할머니가 생각 낭께, 그래서 인자 못 먹고 있었어라. 그란디 산꼭대기에 있는 바우가 배가 고파서 입을 떡 벌리고 떡을 주라고 한 것처럼 보인 것이여라.
 그래서 그 아그는 저도 배가 고플 것인디, 바우가 하도 불쌍한께, 송편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꼭대기 바우까지 올라가서, 거그까지 갈라면 겁나게 높고 깔크막 진디, 거그 까지 혼자 올라가서 바우 입에다 송편을 던져 주고 집에 내려 왔어라.
 밤이 되아서 인자 피곤한께 자빠져서 아침에 일어 났는디, 누가 송편을 한 보새기 갔다놓고 갔는가 떡이 있응께, 그래서 할머니하고 떡을 배부르게 먹었다는 그런 얘기가 있었어라. 전설인가 머시기 속담인가 모르 것는디, 옛날부터 그런 속담이 있슨께, 우리 마을 아그들이 추석날이면 모여서 송편을 들고 입바우까지 올라가서 입에다 던져주고 거기서 놀다오고 그랬서라우.
 그라고 동네는 적어도 공무원이 제일 많은 동네여라. 선생도 많고 판사 검사도 두 명이나 나오고, 아그들이 공부를 다 잘했지라우.
 우리 아그들 클 때만 해도 입바우에 떡을 줬는디, 지금은 안 그라제. 마을에 아그들도 없고 그라고 있어도 요즘 애기들은 안 그라제. 배 부른디 뭣이 아쉬워서 그라것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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