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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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지붕 위 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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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 때는 인민군들이 배낭 메고 국방색 모자 쓰고 도로에가 조르르 앉아있고 그랬어라. 그때는 우리 집이 큰 기와집이고 언니가 둘이 있었는디, 그 사람들이 우리 마당으로 모태라고 해서 인공노래를 가르치고, 꺼만 몸빼 바지 만들어서 입히고 그랬어라.
 우리는 몰라요. 인공 때 그때는 철이 없었는디, 우리 당숙이 면장 이었어요. 당숙도 잘 살았는데 우리 당숙을 잡을 라고 댕기고, 아조 징하게 하든만. 당숙을 잡아 갖고 마당에가 살구나무가 엄청 좋고 집도 좋은디, 살구나무에다 당숙을 묶어놓고 얼마나 뚜드렀는가 기절해 분께, 죽은 줄 알고 나두고 가분께 나와서 도망쳤어요.
 근디 엄마가 집 꼭대기에 올라갈 때는 부엌에다 사다리 놓고 올라 댕기고 그라든만. 어느 날 밖에서 놀다가 내가 부엌으로 들어간께 엄마랑 언니가 사다리 놓고 쑥덕쑥덕 해서는 엄마 뭣해 언니야 멋해 하고 물어본께 언니가 나가라고 탁 쌔려 불든만.
 그란디 먼 오가리를 지붕에서 오가리를 내린디, 언니가 밑에서 받다가 어크러 졌어 그것이 대변 이였든가봐. 그랑께 언니가 막 우네. 엄마는 언니 입을 딱 막어불고.
 우리 당숙을 지붕에다 숨겨 놨어 나는 몰랐는디. 당숙을 지붕에다 꼼차 놓고 이불로 덮어놓고 밥해서 올리고, 변소도 오강 올려놓고 지붕에서보고, 우리 엄마가 한 달 정도 그렇게 해서 우리 당숙이 살아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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