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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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월출산 호랑이와 달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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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 말로는 한 팔구십년 전까지 월출산에 호랑이가 살았다고 합디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는 것이 여그는 지리산과 가깝고 월출산이 높고 험해서 맹수가 살기는 좋제.
 우리 작은 아버지께서 말 구루마를 가지고 돈을 벌던 그 시절에 오후 늦은 시각에 영암에서 장흥으로 이삿짐을 실어다 주라는 법원 직원이 있었는데, 장흥까지는 너무 멀고, 갔다 오는 길은 밤중이 될 것이기에 못가겠다고 난색을 보였더니, 요금을 두 배로 주겠다면서, 오늘 꼭 가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인정 많은 작은아버지는 오후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는데, 예상한대로 어두운 밤중에 말과 함께 말 구루마를 타고 오는디, 돈밧제를 막 넘어 영암으로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말이“히잉~”하고 울면서 그 자리에 멈추더라는거야.
 이놈의 말이 평소 암 소리 안하고 댕겼는디, 갑자기 울고 지랄한께,“너 왜 그냐”하고 말고삐를 땡겨도 발이 딱 붙어서 안 움직이더라는 거야.
 그리고는 산 우게서 흙이 날라오는디, 겁이 덜컥 나고 머리끝이 쪼삣하게 서드라는거야. 주변을 보니 덩꿀 속에서 눈에 불 켜고 내려다보는 것이 있드라는거야. 오금이 저리고 온몸이 오그라 들고 몹시 떨렸지만 정신을 바짝 채리고, 소나무 가지 두 개를 얼른 성냥으로 불을 붙여“허이 허~이”소리를 지른께, 호랑이가 슬그머니 뒷걸음 치더라는거야.
 혹시나 해서 미리 소나무 가지를 챙겨간 것이제. 그랑께 꼼짝달싹 안튼 말이 한숨을 몰아쉬더니 움직이더라는거야. 그러니까 말도 맹수 앞에서 엄청 긴장하고 무서웠던 거지.
“만약에 소나무 가지를 실지 않았더라면 어찌 되었을까를 생각하니 끔직 하더라”고 말하시더라고. 매사 준비하는 습관과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교훈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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