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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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가설극장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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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영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월곡리 리민 여려분, 오늘 저녁에 상영해 올릴 영화는 눈물 없이 볼 수 없고 ,감상 할 수 없는 총천연색 영화 홍도야 우지마라입니다.”
 신바람 나는 유행가와 함께 가설극장 선전차는 우리 마을 골목골목을 한바탕 요란하게 지나가니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리고 온몸이 떨리더라고. 그런디 우리 아부지가 나랑 동생을 앉혀놓고 일장 훈시를 했어,“느그들은 가설극장 절대 가지마라 만약에 가다 들키면 다리 몽뎅이 뿐질러 버릴란다.”평소에도 엄하기가 호랭이 같은디, 더 무서워지더라고 그러나 공연시간이 임박하니 가보고 싶은 마음에 옴이 쑤시더라고, 그때 옆집에 사는 순덕이가 와서는 가자는 거야.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아버지에게 걸리면 큰일 나니까 못 간다고 하니까, 순덕이가“그러면 우리 오빠 옷을 입고 가자”는 거야.
“아 그러면 되겠다”싶어 친구 집에 잠깐 갔다 온다고 하고선 아버지 몰래 가설극장에 갔는디,‘홍도야 우지마라’를 다보고 나니 열두시가 다 된 거야. 왜냐하면 가설극장은 발전기를 돌려서 하다 보니 고장이 나서 시간이 많이 지나서 시작했기 때문에 늦게 끝났어.
 암튼 끝나고 친구와 살금살금 소 마구간을 통해서 방에 들어가려는데, 그만 엄마한테 들킨 거야. 나를 본 엄마는 희미한 호롱불에 비친 왼 남자가 소 외양간에 들어오니 소도둑으로 본거야“애 말이요, 양님이 아부지 소도둑이 들었당께”라고 소리치니까, 아부지가 건너 방에서 오는 소리가 나서 나는 그냥 냅다 튀었어, 뒷산까지 걸리면 죽으니까. 그리고 나서 한참 시간이 지나 친구 집에 가서 다시 옷을 내 옷으로 갈아 입고 와서 앞마당을 통해서 방에 들어갔어.
 잠에서 깨신 아부지가 왜 이제 오냐고 해서 옆집 아제네가 가설극장에 가서 친구가 혼자 있기 무섭다고 해서 아재가 올 때 까지 기다려 주다가 왔다고 했더니, 우리 집에 소도둑놈이 왔다 갔으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모실 다니지 말라고 하시드라고.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그러나 꾹 참고 잤당께.
그 후 시집 갈 때 까지도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왔서라. 우리 아부지가 겁나게 무서웠당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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