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냉천마을
냉천마을
내가 소화 오년생인디, 주민증에는 생일이 늦어. 어릴 적에 일제를 거치고, 젊은 시절에는 인공을 피해 살다가 늦게 군대 갔다가 스물아홉에 제대 했는디, 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하고 같이 다녔어. 어려운 시절이라 공부도 못하고 배운 게 없어서 군대에서 조금씩 배운 것이 다여. 특별한 재주가 없응께, 이일 저일 하며 살았제. 저수지 맹그는 일도 많이 했지. 여그 저그 찾아다니며 흙도 파고, 바지기로 나르기도 하고, 별 일을 다했어. 여기 우리 마을 저수지는 일제 때 맨들었는디 나도 일했어. 마을에는 함바집도 있었어. 공사인부들이 거그서…
여그 사람들 불쌍해라우. 인공 때 사람들 무지하게 죽었어. 애기도 죽고, 여자도 죽고, 닥치는 대로 총살 당했어라. 여그 활성산 안 있소 잉. 거기가 산이 깊어갖고 빨치산들이 숨어 있었당께. 거그는 주민들도 같이 있었어. 그때는 뭐가 뭔지 잘 모른께, 동네 청년들도 많이 산으로 들어갔어. 여그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했어. 그 해 겨울에 여그로 군인들이 쳐들어와서 마을 사람들을 많이 죽였어. 젊은 사람들은 다 도망가 불고, 노인이나 여자들하고 어린 새끼들하고 있었는디, 가릴 것 없이 다 총살해 버렸어. 여기 저기 마을에서 다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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