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동레저타운
묵동
우리 동네에 심이 엄청 씬 머슴이 있었는디, 동네 박길동 씨 처 외숙이어. 체력은 작아도 장사여 장사. 넘의 집 머슴 삼시로도 성질머리가 고약하고 그래. 소를 잡고 쟁기질을 해도 사나운 소를 줘야 해. 온순한 소는 심 없다고 싫어하고 사나운 뿌사리를 데려다 억시게 일 시켜. 말 안 들으면 콧등에다 간대를 심어서 끌고 다녀. 한번 수틀리면 방에서 나오덜 안 해. 방에 틀어 앙거서 꿈쩍도 안하고 탁백이만 먹어. 몇 날 며칠을 통파고 있다가 기분이 누구러지면 산에 가서 솔낭구 가지를 쳐 와. 밤재 묵동까지 가서 나무를 해도 어마어마하…
광암 뒷산에 민재라고 있었는디, 해남 계곡 사람들이 늘 다니던 큰 길이여. 여그 절 뒤쪽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는데 그리 가면 계곡이 나와. 계곡 사람들이 독천으로 장을 보러 와서 기를 많이 사 갔어. 인공 때 계곡 토벌꾼들이 민재로 넘어왔어. 영암 토벌꾼은 천해까지 왔고, 해남 계곡 토벌꾼들이 넘어와서 여그 광암 사람 다 죽이고, 묵동에서 소 끄서 가고 마을을 불태우고 그랬지. 광암이 인공을 끔찍하게 겪은 곳이어. 광암에 들어와서는 사람들을 모다 끌어내서 세워놓고 체포위원장 같은 사람이 죽일 사람을 골라냈어. 우리는 작은아버지…
내가 여기서 살면서 저 위쪽 마을 묵동이라는 이름이 하도 신기해서 그 내력을 알아봤어요. 묵동은 원래 먹뱅이라고 했는데 이 마을이 유난히 해가 빨리 진대요. 그래서 저 아래 동네 사람들이“먹뱅이는 애기들 갤혀 입혔냐”라고 놀렸다 해요. 그만큼 빨리 어두워진께 아기들 기저귀 갈아입히고 잠자리 준비했냐는 뜻으로 그런 모양이요. 옛날에는 묵동 안 골짝에서 숯을 구웠다 해요. 그 쪽은 숲이 울창해서 숯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숯을 만들면서 자연히 먹도 만들었나 봐요. 먹은 한자로 묵이잖아요. 인공 전까지 마을 위에 숯구댕이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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