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마을
우리 큰 것, 그랑께 큰아들이 어릴 때 정끼가 나갖고, 인자 무담씨 하루에 다섯 번씩이나 나고 그랍디다. (조사자 : 정끼가 뭐예요?) 저기 그것이 풍이라고도 하고, 경기 일으킨다고도 한디, 그때만 해도 첫 애기라 죽을까 그런 걱정은 별로 안든디. 그래도 애기가 자빠진께 성가십디다. 그래갖고 지금 같으면 병원이라도 가고 약이라도 쓸 것 아니요. 그란디 그때는 병원도 별로 없고 약국도 멀고 그랑께, 약을 얼른 할 수가 없고 급항께, 그란지 누가 그라드라고“애기한테 검정 치마를 싸대기에 쒸어 놓고 소 오줌을 뿌려라.”그랑께, 그래서…
밤 말은 쥐가 듣고, 낱말은 새가 듣는다고 하든만. 그 말이 딱 맞든만. 들을까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런 소리 들었는디. 옛날에는 애기를 낳아서 몰래 머해 불면 난리가 안 나요. 그 외가 집에서 갱변을 돌아갈 때 죽은 갓난 애기를 요만하게 싸서 수통에다 버려 부렀는디, 그것을 지서에서 알아갖고 난리가 났었어요. 그 범인을 못 찾아서 지서에서 동네마다 밤마다 순행을 돌았다고 하든만. 그란디 친정에서 우리 동네에 그 외할머니가 오셔갖고 누가 수통에다 애기를 버려서 순경들이 찾고, 잡으러 댕긴다고, 동네 사람들이 숙덕거리고 그란디, …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긴디, 바구니가 바닷가에 떠밀려 와서 그것을 열어 보니까 아그가 들어 있었다 그 말이여. 바다 우게로 떠밀려온 아그를 주서갖고 와서 누군지 모르니까 해씨라고 했어라. 바다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바다 해씨 시조가 되았제. 그 사람이 이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았는데 그 후손들이 여그서 큰 부자가 되었어라. 우리 마을 건너편 쩌그 지쟁이 앞에 신기마을 잔등에서 대궐 같은 열 두 대문을 달고 살았는디, 언제부턴가 모른지, 아침에 일어나서 거그서 요쪽을 보면, 그랑께 화암 마을 뒤 선황산 아래 돈박산 밑으로 거그서 금을 캐…
잠밥이 뭣이냐 하면 옛날 감기몸살에 걸렸을 때 사용하던 단방약이지. 내가 어렸을 적에 자주 아펐어. 그라믄 조부님이 잠밥을 해 줬어. 쬐그만 박바가지에 쌀 한 세 홉 정도 넣어서 천으로 딱 담아 싸서 몸살감기를 앓고 그라면 머리에다 대고 주문을 외워. 중얼중얼 그라면서 이마에다 대고 눌렀다 뗏다 해. 주문 내용은 뭣인지 잘 몰 것어. 뭐라고 뭐라고 그란디 아마도 얼른 감기 떨어지고 일어나게 해 주라는 것이겠지. 그러케 하고 나서 쌀을 한 주먹 쥐어서 환자에게 침을 세 번 뱉으라 하고, 바깥에 가지고 가서 뿌려. 뿌릴 때도 세…
내가 여기서 살면서 저 위쪽 마을 묵동이라는 이름이 하도 신기해서 그 내력을 알아봤어요. 묵동은 원래 먹뱅이라고 했는데 이 마을이 유난히 해가 빨리 진대요. 그래서 저 아래 동네 사람들이“먹뱅이는 애기들 갤혀 입혔냐”라고 놀렸다 해요. 그만큼 빨리 어두워진께 아기들 기저귀 갈아입히고 잠자리 준비했냐는 뜻으로 그런 모양이요. 옛날에는 묵동 안 골짝에서 숯을 구웠다 해요. 그 쪽은 숲이 울창해서 숯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숯을 만들면서 자연히 먹도 만들었나 봐요. 먹은 한자로 묵이잖아요. 인공 전까지 마을 위에 숯구댕이가 있…
우리 마을이 장복동이거든. 그‘장’자가 지금은‘길 장’자를 쓰는디, 선조들이 머냐 옛날에는 우리 마을이 노루가 엎어져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노루 장’자를 썼다든만.‘복’자는‘뒤집어질 복’자고. 옆에 마을은 산골정이라고 했제. 근디 이전에는 장복동, 산골동 했든 것이 인자는 영풍, 신풍 해갖고 쌍풍리라고 해. 긍께 일제 때 일본 놈들이 이름을 이라고 기언치 고쳐부러서 바까져부렀제. 옛날 이름이 엄마나 좋은가? 옛날에는 장복동, 산골정이라고 해야 알제, 영풍이나 신풍이라고 하면 몰랐는디, 요새 아그들은 영풍리, 신풍리 해야 알어묵지 …
남편이 술만 마시면 주사를 부리고, 걸핏하면 때리고, 하도 꾕판만 부려서 살기가 괴로워서 별 짓을 다해 봤는디, 인생이 안 바뀌더라고. 죽을라고도 해보고, 집도 나가 봤는디, 그때뿐이고 정말 지옥 같은 시상을 살았어. 그러고 있다가 이모님을 통해 알게 되었제. 이모가 원래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몸이 아팠는데 신묘한 아짐을 만나서 다 나섰다는 거여. 소금과 소다를 먹던 이모가 양푼에다 노물을 가득 비벼서 밥을 맛나게 다 먹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으니께. 이모랑 같이 그 아짐집을 수소문해서 갔는디, 상당히 부자집이더라고. 그냥 보통 …
우리 집 양반이 하도 미쳐갖고 나를 못살게 구니까 자식 살린다고 친정엄마하고 시어머니 두 양반이 굿을 하기로 한 거여. 마흔아홉 개 면마다 돌아댕김서 쌀을 구했어. 마흔아홉 개 솔잎을 갖고 댕기며 표시해감서 모탰어라. 그것도 걸어서 이 동네 저 동네 면마다 돌아다닌 것이제. 얼마나 많이 돌아댕겼는지, 돌아다님서 모은 쌀이 두말 정도 됩디다. 굿 할 때 조래 잡는다고 하제. 조래 잡는 것이 뭣이냐면, 쌀을 갖다 요렇게 싸놓고 죽은 귀신 이름 성명 써놓고 쌀로 덮어 놓제. 산 닭도 준비하고 그래. 그렇게 굿할 준비를 다 했는데 우리…
우리 에릴 적에는 하늘에서 비가 오면 마당에 미꼬락지들이 헤엄쳐 다녀. 그래서 이것이 어디서 왔다냐 하고 대청말래에서 내다보고 있으면 하늘에서 막 떨어져. 얼마나 높은 데서 떨어진지는 몰라도 희한하게 안 죽어. 미꼬락지가 살아있어. 그것이 한두 번이 아니어. 용이나 그런 것이 비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실제 본 적이 없는디. 하늘에서 비를 타고 미꼬락지가 내려오는 것은 사실이여. 그래서 어르신들이 그것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용새끼라고 했어. 그랑께 하늘에 용이 사는디 집 밖으로 나왔던 용새끼들이 미끄러져서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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