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마을
주암하고 오산은 신작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마을 아닌가. 근디 주암에는 닭바우가 있고 오산에는 지네바우가 있어요. 오산에 있었던 지네바우만 땅에 묻어부렀다고 하든만. 그랑께 지금은 안 보여. 지네바우를 지키는 칼바우 몇 개만 있다네. 지네하고 닭은 서로 상극이 아닌가. 달구새끼는 지네만 보먼 환장하고 달려가 쪼아서 묵어불고 지네는 닭 빽다구만 보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에는 겁나게 많이 몰려와 닭빽다구를 뽈아 묵어불지. 근디 겁나 옛날에 오산에 있는 지네들이 달구새끼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까지 찾아와 자기들을 잡어 묵어붕…
우리 주암마을하고 호동마을 사이에 선황골이라는 곳이 있지요. 지금 공들이는 장소이지라. 그 선황골 위쪽에 베틀굴이 하나 있어요. 베틀굴 바위에 어마어마하게 큰 석불이 그려져 있지라. 엄청 커요. 높이가 한 십 미터는 될 것이요. 그란디 그 베틀굴 석불하고 구정봉 석불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요. 구정봉 석불은 완성이 되았는디, 여기 선황골 베틀굴 석불은 미완성이지라. 그리다 만 것처럼 생겼제. 왜 그렇게 미완성이 되었을까 궁금해서 어른들한테 여쭤봤지요. 어른들한테 듣기로는 두 명의 신선이 선황봉 베틀굴 석불하고 구정봉 아래 석불하…
어르신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오산이 왜 지네 오자를 썼는가요?’여쭸더니, 마을에 지네 전설이 있어서 그랬다 해요. 아 그래서 오산에 지네가 많은갑다 생각하지라. 오산 뒷산에 봉화를 올린 성터가 있는디, 거기에 지네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라. 지금 눈으로는 안 보여라, 흙으로 덮어서 외부에서 못 보게 해서 그래라. 왜냐하면 오산하고 주암이 대보름에 기 싸움을 하곤 했는디, 오산이 지네형국이고, 주암은 닭머리 바위가 있어라. 지네바위가 잘 보이지 않도록 흙을 살짝 덮어서 가려 놓았기 때문이지라. 지네는 닭한테 꼼짝 못하니까 말이여. …
여그가 바우가 많이 있어 갖고 줄바우여. 그랑께 저기에 산이 있고, 여그 범바우 골짝이 있는 줄바우산이 있고, 저그 산이 매봉제여. 삼형제 산이제. 그랑께 그 뒤로 가면 오봉산이라는 큰 산이 있는디, 그 오봉산의 정기를 받아갖고 삼형제 산이 생겼고, 그 정기를 받아서 여기 바우로 내려와서 주암이 생겼고 많은 바위가 있어서 줄바우여. 그라고 주암이‘임금 주’자,‘바위 암’자 해서 임금바위가 있다는 뜻이여. 하도 큰 바우가 많이 있다고 해서 그런 거여. 옛날에 해남 대흥사에서부터 저그 저 담양 아홉 바우까지 그 바우가, 크나 큰 고…
저기 산장산에 물맞이 골짜기는 물이 좋다고 줄잡아 났어라. 사람들이 질게 줄 서서 기다렸다는 말인디, 이월 허드레 날은 줄이 길게 섰어라. 그 물이 좋다고 그라고 찾아 왔는디, 겨울에도 그 물이 얼지 않았다 합디다. 높은데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요만치 밑에서 졸졸 흐른디, 깊지도 않하고 쬐깐한 시암이어. 그 물이 좋다고 속병에 좋고, 피부에 좋다고 그라고 왔서라. 거그 가면 나뭇가지에 쌀 주머니가 무지하게 많이 매달여 있었는디, 한 번은 모아 본께 한 되도 더 됐다 합디다. 창호지로 만든 쬐그만 주머니나 미영베로 만든 주머니에 쬐…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령님께 비나이다. ” “어쩌던지 우리 아들들 무탈하게 도와주십시오.” 오줌이 마려와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다보니, 오늘도 우리 엄니가 지성으로 신령님께 두 손 모아 빌고 있었어라. 나는 아주 에릴 적부터 듣고 커왔던 우리 엄니의 단골 아침 일과 여라. 언젠가는‘왜 저 바위가 우리 집에 있어서 우리 엄마를 힘들게 할까. 저 바위가 없었더라면 아침 마다 정안 수 떠놓고 비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차라리 바위가 없어지기를 바라 본 적이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구남매의 무탈함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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