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에서 나가면 냇가 개천이 있었어. 그 당시에는 뭣이 안 내려오고 물이 깨끗했제. 어느 여름날 밤에 칠흑 같이 깜깜해서 옆에도 잘 안 보이는디 친구하고 둘이 냇가로 목욕을 하러 갔어. 암도 없은께 옷을 다 벗고 둘이 목욕하고 있는디, 저 멀리서 부잡스런 머스마들이 후라시 불을 비쳐. 그래서 둘이 막 달려서 집으로 쫓겨 들어왔어. 다 큰 가시나 둘이 깨댕이 다 벗고 쫓겨 들어와서 얼마나 웃고 그랬는디, 생전 그런 것이 잊혀지지가 안 해. 그때는 울 오빠가 울 올케랑 같이 살았거든. 그랑께 친구하고 나하고 죽게 웃고 깨벗고 들…
학동에는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냇갈이 있어. 냇갈 뽀짝 옆에는 왕버들 나무가 있지. 수백 년 된 오래된 나무로 둘레가 서너 사람이 잡아야 돼. 이 왕버들 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는디, 사람이 들어갈 수도 있고, 위로는 구녁이 뚫려 있어서 하늘이 뻔히 보여. 옛날 이 우게 감자골에 할머니, 아빠, 엄마, 애기, 이렇게 넷이 사는디, 어느 날 엄마, 아빠가 방아를 찧으러 나갔어. 집에는 애기와 할머니가 남아 있는데 애기가 울음을 터트리는 거야. 애기가 하도 우니까, 할머니가 애를 달래며 겁 줄라고,“너 울면 뒷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와…
우리 어릴 적에 덕진과 영암 사이는 쌍돛단배가 드나들던 바다였어요. 지금은 영산강 하구둑을 막고 간척사업을 해 뿌러서 실개천으로 변해 버렸지. 전에는 모래사장도 있고 넓은 갯뻘도 있어서 너나할 것 없이 바다에 나가 먹을 양식을 구했어요. 그 때는 물귀신이 여자를 데려갔다는 얘기가 많았어라. 물귀신이라 하면 바다 속의 용왕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한데, 그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옛날 바닷물이 드나들던 시절에 덕진강 근처 마을에 착한 남매가 살고 있었는디, 바다에 꼬막을 잡으러 나간 누나가 돌아오지 못하고 빠져 죽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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